엔비디아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자 국내 반도체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4일 1.64%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4.22% 올랐다. 주성엔지니어링(10.37%)과 테스(1.57%) 등 반도체 장비·소재주도 줄줄이 상승했다. 티에프이(19.51%), 미래반도체(0.93%), 씨이랩(1.38%), 셀바스AI(7.88%), 코난테크놀로지(4.03%) 등 AI 반도체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새벽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이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주 활약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537.68로 전일 대비 32.18포인트(1.28%)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2.14% 상승하며 열흘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13억원, 295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397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쌍끌이 매수에 나섰고, 개인들은 차익을 실현했다.
시장에는 당분간 반도체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퍼졌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반도체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합의점은 있지만 언제 실적(수요)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며 “엔비디아가 실적으로 그 수요를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황수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5월 말 실적 발표 후 미국 증시가 변곡점을 형성했을 만큼 영향을 줬는데 이번 실적 발표도 그에 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호재가 국내 증시를 강세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반등을 계기로 그동안 실적 대비 주가가 낮았던 자동차 등 종목에 투자자의 관심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