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락 "빚투보단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경 재테크쇼]

입력 2023-08-24 17:16
수정 2023-08-24 17:17

"주식엔 '왕도'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여건에 맞는 원칙을 세워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2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열린 '2023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임동락 한양증권 여의도 PWM센터 부장은 '누적수익률 40%, 스타워즈 우승 전략은?'을 주제로 강연했다. 임 부장은 상반기 열린 '2023 제 29회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기간 임 부장의 누적수익률은 40%로 코스피지수 상승률(7%)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자신의 수익률에 대해 임 부장은 "최근 급등하는 종목이 많기 때문에 4개월 40%라는 수익률을 높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해당 수익률을 연간 단위로 따지면 100%를 웃돌기 때문에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분석과 투자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같은 종목에 투자해도 손익이 다른 상황에서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대회 우승의 비결로 자체 개발한 투자 기법을 꼽았다. 그는 "지수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춘 기업 가운데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회 특성을 감안해 상승 동력(모멘텀)을 갖춘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우선 편입했고, 가격 부담이 큰 종목과 잦은 매매는 지양했다"며 "결과적으로 타 참가자보다 수익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임 부장은 자신의 투자 기법엔 세 가지 컨셉이 있다고 소개했다. 1개의 기준을 통과했다고 해서 바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게 아니라 3개의 기준을 충족한 종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컨셉은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의 증권)이다. 그는 "메자닌은 안정성을 갖춘 투자 수단이지만 개인이 투자하기엔 쉽지 않다"며 "기존 메자닌을 발행한 기업 가운데 주가가 최저 조정가액을 밑도는 종목을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둘째로는 밸류에이션을 꼽았다. 그는 "영업이익 증가율,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기준으로 종목을 추린다"며 "적정 주가와 괴리율이 큰 종목을 타깃으로 접근했다"고 짚었다.

셋째로 새내기 종목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 종목이 상장 전 투자 유치(pre IPO) 단계와 기업공개(IPO) 시 인정받은 공모 가치를 50% 이상 밑도는 종목을 골라낸다"며 "이후 펀더멘털을 분석하고 본질 가치에 도달하면 수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유상증자 등 이슈를 갖춘 종목도 참고한다고 짚었다.

임 부장은 실패할 확률을 낮추고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투자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핵심은 각자 환경에 맞는 확고한 투자 원칙을 설정하는 것이다. 또 원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칙을 세울 땐 5가지 조건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것보단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한 종목에 '몰빵'하기보단 분산투자가 합리적이라고 했다. 또 감이나 촉에 의존한 뇌동매매보다 기초체력(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에 수렴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단을 내려오기 전 아이작 뉴턴의 사례를 들어 이성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턴은 말년에 주식 버블 사건으로 엄청난 손실을 봤다. 그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장은 "세기의 천재 뉴턴도 실패한 것이 주식"이라며 "시장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이성적·합리적 판단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테크쇼엔 국내 최고의 투자 전문가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이다솔 메리츠증권 강남금융센터 이사,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장,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 겸 세무사가 연사로 참여해 투자자들에게 시장 분석과 투자 전략을 공유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