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4선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이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나 전 의원은 인구·기후 위기 문제를 다루는 단체를 창립하며 중앙정치에 복귀했고,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그를 반겼다.
나 전 의원은 24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포럼을 열고 "수도권은 항상 위기이자 기회"라며 "항상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올지는 선거까지 우리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은 국회 사무처 소관인 사단법인으로 나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는다. 나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장을 지냈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포럼 기념사를 통해 "지난 6개월 동안 현장 목소리에 집중했는데 대한민국 내일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해서 전문가와 인구와 기후, 내일이라는 포럼을 준비하게 됐다"며 "인구와 기후, 두 복합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초일류 국가로 갈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나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대한민국 내일을 위한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 내일을 함께 고민하는 전문가와 싱크탱크를 만들어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철규 사무총장의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오늘은 제가 창립총회를 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포함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얼굴을 비쳤다.
김 대표는 축사를 통해 "그야말로 보수당의 아이콘이고 또 최고의 리더 아니겠나"라며 "나 전 의원이 (인구?기후 문제에서) 깃발 들고 나를 따르라 했기 때문에 열심히 따르려 하는데 그래도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려면 (국회의원) '배지'가 필요하다. 계급장이 있어야 일하지 않나"라며 "나 의원님이 계급장 반짝반짝 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두에서 앞장서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