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 노리는 세컨더리 펀드 조성 잇따른다

입력 2023-08-25 13:33
수정 2023-08-28 10:41
이 기사는 08월 25일 13: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가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이미 투자한 벤처 주식을 매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다. 산업은행과 같은 유동성공급자(LP)들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세컨더리 펀드 출자에 나서면서 일반 펀드에 비해 모집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투PE는 LB PE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조성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출자사업을 시작으로 기관투자자(LP) 위탁 운용사 선정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투PE의 첫 세컨더리 조성 배경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큰 관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PE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김 회장이 세컨더리 펀드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계열사 중에서 처음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세컨더리펀드는 VC나 PEF가 보유한 주식(구주)을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다. 국내 세컨더리 펀드 규모는 2021년 4941억원 2022년 5913억원 등으로 계속 늘고 있으나 해외에 비해 활발한 편은 아니다. 세컨더리 펀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국내 PEF는 메타인베스트먼트, LB PE 등이 있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1000억원을 목표로 LP지분유동화펀드 조성에 나섰다.

중대형 세컨더리 시장은 국내 PEF들의 전체 투자금 회수 중 약 11%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평균인 30%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형 세컨더리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국내 VC들이 세컨더리 시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비중은 전체의 45%를 점하고 있다.

출자에 소극적인 LP들도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는 호의적인 편이다. 기업공개(IPO)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회수 통로를 넓히려는 정책적인 포석도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1200억원을 출자해 총 4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 6월 400억원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올해에도 500억원 이상 2호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돌아오는 운용사들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LP들이 정책적인 이유로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