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한국 바다에는 영향이 사실상 없다는 걸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세계바둑 선수권 대회 우승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부적절한 메시지라며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자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하 의원은 "그래서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론을 따르겠다고 했던 것"이라면서 "그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자 분들도 이제 현실을 직시하시길 바란다"며 "아울러 저도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이 언급한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은 정의용 전 장관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2021년 4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정보 제공 등) 세 가지 여건이 마련되고 (오염수 방류가)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강경화 전 장관도 2020년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가 글을 올린 지 4시간여 만에 약 11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금 바둑 타령할 때냐", "오염수 처리에 대해 입장 표명해달라", "어째서 원망의 댓글이 달리게 하냐",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신다", "이럴 거면 SNS를 안 하는 게 나을 듯하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연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련해 일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본은 인류 최악의 환경재앙을 선택했다"며 "(일본이) 2차 세계 대전 때 총과 칼로 태평양을 유린했다면 이젠 방사능으로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꼴"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도 환경 재앙의 또 다른 주범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일본은 오후 1시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IAEA는 이날부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