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가율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연이은 건축물 붕괴로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까지 커지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6월 1일 기준) GS건설의 주가는 32.4%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17.9%)과 현대건설(-9.9%)도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25% 하락, 코스닥은 4.28% 상승했다.
건설주 약세의 주요 원인은 높아진 원가율이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건설사의 매출 원가율은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과 시멘트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현대건설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 원가율은 94.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p 높아졌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전년 대비 원가율이 1.7%p 높아지며 원가율이 95%에 육박하고 있다.
GS건설은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여파로 원가율이 100%를 넘겼다. 전체 아파트 재시공에 따르 손실이 2분기에 반영되며 원가율은 107.1%를 기록하며 7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건설사의 원가율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7만원대 후반~8만원 선에 형성던 레미콘 매입 단가는 올해 상반기 ㎥당 8만7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 역시 하반기부터 t(톤)당 10% 이상 오를 전망이라 건설사 실적 개선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에서의 수주 실적도 건설주의 주가 반등을 이끌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0억 달러 규모(약 6조5000억원)의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맺었다. 조 단위 사업 수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컸으나, 단기적 상승 이후 주가는 현재까지 10% 이상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치(1조8000억원)를 이미 달성했지만 주가는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건설 사업의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사업 수주 실적은 173억달러로 1년 전보다 44% 늘었지만, 미청구공사 금액도 2021년 10조9712억원에서 지난해 13조1415억원으로 늘었다. 유위성 건산연 연구위원은 "1조원 이상의 플랜트 사업의 완료 시점에 리스크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대규모 손실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국내 건설기업의 투자와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달 말에 나올 GS건설에 대한 행정처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GS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 83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깜깜이 감리', 'LH 전관' 등의 문제가 발견되며 건설업 전반에 대한 '이권 카르텔' 논란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GS건설에 대한 처벌 강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할 경우 GS건설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물론, 건설업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이 붕괴 단지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만큼 영업정지 같은 고강도 처분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만약 다른 현장에서도 부실 시공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