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반영된 법인세 비용이 많은 20대 상장사 중 절반에 가까운 9개가 금융사였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톱10’에 들었다. 반면 제조업은 자동차 업종을 빼면 대부분 법인세 비용이 줄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에 책정한 법인세 비용이 9855억원이다. 현대자동차(2조6590억원)와 기아(1조8875억원)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세 번째로 많다. 작년 상반기 재무제표상 법인세 납부 비용(9293억원·11위)을 웃돈다.
신한금융은 9020억원으로 5위였다. 하나금융(7476억원·6위), 우리금융(5347억원·9위)도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톱10에 든 금융사는 신한금융이 유일했다. 올 들어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도 실적이 개선돼 법인세 비용이 늘어났다. 기업은행(11위) 삼성화재(13위) 메리츠금융지주(14위) DB손해보험(18위) 삼성생명(19위)이 ‘톱20’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자동차를 제외한 반도체, 철강, 석유, 화학 등 국내 핵심 제조업체들의 순위는 추락했다. 작년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1조957억원의 법인세 비용을 예상한 포스코홀딩스는 올 상반기엔 4148억원만 반영했다. 에쓰오일도 작년 상반기 7102억원에서 올 상반기 781억원으로 급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