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물가 목표치 2%가 적절한 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확연히 둔화하고 있는 반면 임금 상승률과 소비 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며 Fed의 추가 금리 인상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어서다. 물가상승률 2%에 도달하겠다는 불필요한 Fed의 집착이 돌이킬 수 있는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2% 목표, 절대 기준 아냐”
22일(현지시간) 월가에선 24~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 일명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현장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이 이 자리에서 물가 목표치 2%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 가운데 ‘2%’라는 수치를 무조건 지켜야 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명확한 근거 없이 과거부터 물가 목표치를 2%로 삼아왔다는 관성적 때문에 통화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경우 회복 불가능한 경기 둔화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회의 로 칸나 의원은 “(2% 인플레이션 목표는) 과학이 아니다”며 “특정 수치를 성배로 삼는 것이 통화정책 판단을 위한 올바른 방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덤 포즌 국제경제학 연구소장 또한 “(2%) 인플레이션 목표는 절대 규칙이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경제를 무너뜨리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물가 목표치를 3%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목표치를 3%로 높이면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Fed가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선택폭이 더 넓어질 수 있어서다. ○3년 전엔 2% 이상 물가 용인Fed가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Fed는 2020년 8월 평균 물가안정 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 정책은 물가가 완만한 수준에서 일정 기간 2% 목표치를 넘어도, 이를 감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물가 상승 억제보다는 고용 시장에 더욱 집중하려는 취지였다. 파월 의장은 이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 통화정책 체제의 강력한 업데이트”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침체 국면을 맞은 가운데 과하게 낮은 물가는 디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하지만 Fed는 물가상승률 2% 목표치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목표치 수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혔다. Fed 내부에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변경할 경우 그간 Fed가 이어온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훼손시킬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