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도시 울산 동구에 외국인 근로자가 몰리면서 동구는 물론 울산시 전체 인구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울산시가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인구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울산의 외국인 인구는 총 2만85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75명 증가했다. 2022년 외국인 인구가 277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198명(793.5%) 더 증가했다.
이 같은 외국인 인구 증가로 울산의 총인구 감소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6월 말 기준 외국인을 포함한 울산의 총인구는 112만6869명이었다.
2016년 120만 명에 달한 울산 인구는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 2022년까지 6년간 상반기 인구만 연평균 5976명씩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2173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5706명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규모가 3533명(61.9%) 줄었다.
울산의 인구 감소세가 멈춘 것은 HD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에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증가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 동구의 인구는 1861명 감소했는데, 올해 상반기는 1212명 증가해 울산 지역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증가세로 돌아섰다.
동구의 인구 증가는 외국인 유입이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 동구 거주 외국인은 5790명으로 전년 대비 2347명 늘었다. 2022년 상반기 577명 증가한 데 비해 1770명(306.7%) 많아졌다.
지난 10여 년간 조선업 불황 여파로 근로자가 대거 외지로 유출돼 지방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된 동구가 외국인 근로자 덕분에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원·하청 전체 노동자 2만7000여 명 중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10%에 육박하는 HD현대중공업은 전담 부서까지 신설해 정착을 돕고 있다. 동구는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상담, 지역탐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월급을 받고 지방소득세도 낸다”며 “기존 주민과 갈등을 피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도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고 포용할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외부에 용역을 맡겼다. 산업현장에 부족한 생산인력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외국인 노동자를 효율적으로 유치하는 방안, 외국인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시키고 사회가 포용하는 방안 등을 연구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따른 새로운 인구구조 변화에 적응하려는 새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제 지역 인구의 10%만큼은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권한을 지방정부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