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값 반토막에…동남아·유럽으로 눈 돌리는 전남

입력 2023-08-21 19:15
수정 2023-08-22 00:31
전라남도가 가격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전복 양식 어가를 돕기 위해 수출 판로를 확대한다. 전남은 국내 전복 생산량의 99.4%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21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는 ‘전복 수출 확대 해외 판촉 지원사업’을 추진해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출 판로를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해외 9개국 26곳에 운영 중인 전남 상설판매장과 현지 수입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판촉 행사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에서 생산된 전복은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10%(2135t)가 일본과 미국 등지로 팔려나갔다. 특히 일본으로 많이 수출됐다. 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전남산 전복의 인기가 올라가고, 베트남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한국산 전복의 해외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해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산 전복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전복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완도군의 산지 전복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큰 전복(㎏당 8마리)이 2만321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5.5% 떨어졌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7% 하락했다. 중간 전복(㎏당 12마리)은 1만9739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가격이 22.8% 떨어졌고 전달과 비교해서는 6.3% 하락했다.

완도군과 어민들은 전복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과잉 생산과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을 꼽았다. 전복 양식산업은 호황을 누리면서 양식 어가가 크게 늘었다. 2012년 6700t이던 전남 지역 전복 생산량은 2016년 1만t을 넘겼고 지난해 2만1900t이 생산됐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전남 지역 전복 생산량은 9145t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8% 증가했다.

전복 가격 하락으로 완도군의 양식 어가들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완도군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새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에 파산을 신청한 전복 양식 어민은 60여 명에 달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농수산물은 생산량과 기후변화, 사회적 이슈에 따라 내수 가격 낙폭이 커 해당 도민 소득의 불안정이 반복된다”며 “내수 가격 하락 품목에 대한 시의성 있는 수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도민 소득 안정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