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증시…외국자본 떠나는 中, 기준금리 인하 '딜레마'

입력 2023-08-20 18:06
수정 2023-08-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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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중국 증시는 부동산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 선전성분지수는 1.75% 하락했다. 중국 본토 기업 50개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전장 종가 대비 2.31% 급락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달 24일 공산당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이 나온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데 이어 기존 연저점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하락세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 위기에 빠진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의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진 데 따른 투자자의 불안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이날 헝다그룹이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켰다.

외국인 투자자는 85억위안(약 1조56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10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10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547억위안(약 10조500억원)에 달한다.

2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기존 연 2.65%에서 2.50%로 인하했다. 관례상 MLF를 내리면 기준금리도 따라 내리는 경우가 많아 LPR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통화 완화 정책이 위안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주 인민은행의 금리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미·중 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딜레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