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재건축 유망주’ 잠실주공5단지(사진)가 다시 관심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 단지 일부 가구가 역대 최고점인 30억원선을 회복했다. 같은 크기인 주변 재건축 단지보다 5억~10억원 비싼 수준이다.
1978년 준공돼 46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지상 15층, 30개 동, 2411가구로 구성돼 있다.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대표 단지다. 하지만 노후하고 방치돼 곳곳에 물이 고여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 5월 28억2100만원에 손바뀜했다. 3월 같은 크기가 26억7600만원에 거래됐는데 2개월 새 약 1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지난해 5월에는 재건축 기대를 타고 가격이 30억760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지난해 12월 22억4500만원까지 내렸다. 최근 거래 가격이 다시 회복하며 30억원을 넘긴 매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단지 가격은 주변 재건축 단지보다 높다. 잠실 대장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 가격은 21억원 안팎이다. 엘스는 올해 5월 최저 거래가격이 21억3000만원이었다. 트리지움 역시 같은 크기가 이달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온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권 재건축의 양대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27년 동안 우여곡절이 계속되며 사업은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재건축을 끝낸 지 10년이 지난 잠실주공1~4단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강변 대단지라는 점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높은 사업성에 따른 기대가 오히려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7년 재건축안이 확정됐지만 기부채납(공공기여)과 임대주택 증가에 대한 주민 반발이 이어지며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2월 재건축이 확정돼 지상 최고 70층 건립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지체된 사업 속도를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부지 문제와 조합 내 갈등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