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구글이 각축을 벌이는 번역 도구 시장에 경쟁자가 나타났다. 독일 인공지능(AI) 기업인 딥엘이 31개 언어를 지원하는 유료 번역 서비스를 내놨다.
딥엘은 유료 번역 서비스인 ‘딥엘프로’를 한국에 출시한다고 17일 발표했다. 딥엘프로를 이용하면 31개 언어를 무제한 번역할 수 있다. PDF, 워드, PPT 등 문서 원본 형식을 유지한 채 번역이 가능하다. 번역이 끝난 텍스트 원본을 자동으로 삭제하는 기능도 갖췄다. 기업과 개인 모두 이용 가능하다.
딥엘은 지난 1월 이용에 제한이 있는 한국어 무료 번역 서비스를 내놓은 뒤 뛰어난 정확성으로 입소문을 탔다. ‘구글 번역’이나 네이버 번역 서비스 ‘파파고’ 등이 문장 단어를 순차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달리 딥엘은 문장 내 단어들의 의미를 각각 파악한 뒤 이를 조합해 적합한 번역을 도출한다. 예컨대 딥엘은 외신에 등장한 ‘워싱턴’이란 단어를 문맥에 따라 ‘미국 정부’로 번역할 수 있다. 은유적인 표현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한영 번역도 매끄럽다. ‘갈비찜’을 입력하면 ‘Galbijjim’이 아니라 ‘Braised Short Ribs’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현재 딥엘은 50만 명의 유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기업 고객이 2만 곳에 이른다. 딥엘 경영진은 딥엘프로의 정확성이 구글 번역보다 세 배 뛰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번역 툴 시장의 절대 강자는 6년째 이용자 수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파파고다. 지난달 번역 앱 사용자 중 파파고를 쓰는 비율은 61%에 달했다. 6월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넘겼다. 파파고는 2021년 언어 학습 서비스인 ‘파파고 에듀’를 추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구글은 사용자 접근성과 번역 언어의 다양성이 강점이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에서 이메일 속 100여 개 언어를 자동 번역해 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