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7일 14: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리츠가 수처리센터 편입을 위해 발생하는 잠재 유상증자 물량인 전자단기사채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의식해 증자 물량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증자 잠재 물량' 전단채 줄이기 '안간힘'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자리츠 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에 1조1870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를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은 부동산 담보대출(6700억원)과 수처리센터 임대보증금(1400억원) 이외에 보통주(2800억원), 우선주(1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보통주는 SK리츠가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자리츠에 출자하는 구조다. 우선주는 자리츠가 발행하는 상환우선주다.
관건은 추후 실시될 유상증자의 규모다. SK리츠는 수처리센터 편입과 이에 따른 유상증자 우려 탓에 주가 약세를 맞고 있다. 5000원선을 유지하던 SK리츠 주가는 수처리센터 편입을 가시화한 뒤 13% 넘게 하락했다. 그만큼 유상증자 금액 줄이기는 SK리츠에 맡겨진 핵심 과제에 해당한다.
SK리츠는 수처리센터 편입을 위해 당장 유상증자를 추진하진 않는다는 계획이지만 이번에 발행할 전자단기사채 물량만큼 추후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한다. 단기로 돌리는 전자단기사채는 추후 증자 등 자본 조달로 전환하지 않으면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받게 된다. 전단채 발행 이후 내년쯤 유상증자가 거론되는 이유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조달 필요 금액 3800억원 중 전자단기사채 물량은 약 2800억원 수준이다. 이 전단채 규모를 줄여야 추후 유상증자 규모도 줄일 수 있다. 우선주 흥행 위해 5년 미상환+有의결권 제시 SK리츠가 전단채 물량을 줄이려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상환우선주 투자자 모집을 확대해야 한다. 우선주가 흥행해 발행 규모를 늘릴수록 전단채 발행 규모를 감소시킬 수 있다. 전단채와 우선주를 합쳐 3800억원가량을 조달하면 되기 때문이다.
SK리츠는 상환우선주 흥행을 위해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우선주를 최소 5년간 상환하지 않는 조건을 계약에 명시할 계획이다. 상환우선주는 발행사가 언제든 상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있다. 연기금 등 상환우선주 투자자는 상환에 따른 만기 불확실성 리스크를 진다.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5년간 상환 요청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아울러 SK리츠는 흥행 여부에 따라 의결권이 있는 상환우선주를 발행할 방침이다. 기관투자가는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더 선호해, 흥행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에 해당한다. 또 우선주 발행 물량을 늘리려면 의결권이 있는 상환우선주 발행이 필수적이다. 법상 의결권이 없는 상환우선주 비중은 보통주의 25%로 제한돼 있어서다.
사학연금 등 연기금이나 공제회에서 우선주 물량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주 기대수익률(YTM)이 6.5% 수준이고 우수한 신용등급(AA-)을 가진 초대형 리츠란 점이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상장리츠인 SK리츠는 이번 수처리센터를 편입하면 4조2000억원 자산 규모의 리츠로 올라선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