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EV업체 빈패스트 시총, 포드·GM·BMW 넘어섰다

입력 2023-08-16 20:51
수정 2023-09-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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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첫 전기자동차 업체 빈패스트(VFS) 가 상장 하루만에 주요 자동차회사들의 시가총액을 넘어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주가가 비싸다는 지적속에 상장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이 회사 주가는 12% 하락했다.

로이터와 CNBC 등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백도어리스팅으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등장한 첫 날인 15일 포드, GM, BMW, 폴크스바겐 등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회사들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현대차와 기아차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전 날 빈패스트 주가는 시초가 22달러에 종가는 37.06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블랙스페이드어퀴지션의 공모가인 10달러보다 270% 높은 가격이다.

빈패스트는 미국에 이미 상장된 특수목적회사(SPAC)인 블랙스페이드 어퀴지션과의 합병을 완료한 후 나스닥에 상장했다. SPAC은 기업 공개를 통해 자본을 조달, 기존 운영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것이 목적인 페이퍼컴퍼니이다.

전 날 종가로 빈패스트의 시가는 850억달러(113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가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6월 자료에서 SPAC 합병 당시 빈패스트의 가치는 230억달러로 평가됐다.

레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BMW와 폴크스바겐은 각각 시가가 690억달러에 달하고 포드는 480억달러, GM은 460억달러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테슬라가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7,39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경쟁사인 BYD는 930억달러로 시가총액 기준 4위이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최대 재벌 그룹인 빈그룹의 자동차 사업부로 2017년에 설립됐다.

빈패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약 3,000대의 차량을 북미로 배송했으나 초기 판매는 아직 더디다. S&P 글로벌모빌리티는 6월까지 미국에 등록된 빈패스트의 전기차가 137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40억달러를 투자, 연간 15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은 당초 목표인 2024년보다 1년 늦은 2025년에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패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르 티 투 투이는 전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SPAC을 통해 상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빈그룹은 빈패스트에 9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4월에 부옹 회장 개인 재산에서 10억달러 출연에 이어 25억달러를 글로벌 확장 자금으로 출연했다.

빈패스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으며 순손실은 5억 9,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해 손실은 21억달러에 달했다.

배런스칼럼은 빈패스트 주가가 올해 추정 매출의 약 47배로 약 8.3배에 거래되는 테슬라에 비해서도 매우 비싸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