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파문' 로버트 할리, 4년 만에 공개 석상

입력 2023-08-14 15:46
수정 2023-08-14 18:38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방송인이자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하일 씨(미국명 로버트 할리)가 4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 씨는 14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서 '마약과 사회-마약 투약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하 씨는 "미국 동부 주립 대학교의 로스쿨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파티하다 보니 술과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 마약 사건이 뉴스에 나오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면서도 "가족의 사랑, 친구들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 씨는 "한국에서는 마약 관련 교육 시설, 치료 병원이 너무 부족하다"며 "지역 곳곳에 중독 재활 관련 비영리법인 단체가 생겨 실질적 교육과 심리상담이 이뤄져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마약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서는 N.A(Narcotics Anonymous?익명의 약물 중독자 모임), DARC(마약중독재활원) 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는 한편, 마약 관련 범죄의 처벌이 강화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토론회는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청년들의 시각으로 한국 마약 범죄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한국 내 마약 확산 방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태 의원과 청년 정책보좌단은 마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수출입 목적으로 재배?소지할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하 씨는 미국계 한국인이다. 미국 변호사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199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미국 태생이지만, 방송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는 1999년 광주외국인학교를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하 씨는 2019년 3월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입한 뒤 외국인 지인과 함께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2017년과 2018년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온몸의 털을 없애는 등의 방법으로 마약 성분 검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하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말초 신경암이라는 희소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최근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