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 성호전자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연간 실적 신기록 작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중국·베트남 법인이 정상화된 가운데 인도 법인이 본격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성호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936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두 지표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원공급장치와 콘덴서 등 주력 사업이 정상화된 가운데 서울 가산동 본사 개발이 속도를 내는 게 원동력이다.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는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여파로 제조를 전담하는 중국 법인과 2021년 준공한 베트남 법인 운영이 힘들었다”며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두 법인이 정상 가동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했다.
인도 자회사 IPEC도 올해부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IPEC는 성호전자가 인도에 세운 합작사로 현지 이륜 전기차 충전기 시장 1위로 최근 올라섰다. 인도 최대 이륜 전기차 업체 올라그룹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다. 올라그룹은 현대차가 3000억원 넘게 투자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본사를 지식산업센터(SH드림타워)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순항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작년 4월 분양이 끝난 가운데 2024년 5월 준공 목표로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4분기부터는 태양광용 콘덴서도 성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으로부터 태양광 인버터용 콘덴서 단독 공급업체로 최근 선정됐기 때문이다. 10월부터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양산해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기는 성장 동력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베트남에서 10월부터 SK시그넷의 전기차 충전기 모듈을 대량 생산하기로 했다. 지금까진 한국에서 소량 생산했다. 덕분에 올해 연간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올려 1973년 창사 이래 5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새 먹거리를 꾸준히 늘려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