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뛰어든 인도계 미국인 비벡 라마스와미(38·사진)가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위협하는 후보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라마스와미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시그널이 자사 웹 패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라마스와미는 1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5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0%의 지지를 얻은 디샌티스 주지사를 처음 제쳤다.
라마스와미의 지지율 상승세는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정치분석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공화당 대선 경선과 관련된 여론조사의 평균 지지율을 합산한 결과 라마스와미의 지지율은 지난 6월 2.2%에서 지난달 3.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6.1%를 기록했다.
라마스와미의 평균적인 지지율은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54.2%)과 디샌티스 주지사(15.1%)에게 뒤지지만, 공화당 내 다른 잠룡 중에서는 가장 높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5.2%),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대사(3.4%) 팀 스콧 상원의원(2.8%) 등은 라마스와미 후보에게 뒤졌다. 다른 여론조사 분석업체인 ‘538’의 조사 평균에서도 라마스와미 후보의 지지율은 7.5%로 3위에 올랐다.
단 라마스와미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왜곡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마스와미는 사전에 등록된 패널 중심으로 시행하는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일반인을 무작위로 뽑아 실시하는 전화 조사에선 2.6%의 지지율로 전체 7위에 그쳤다.
라마스와미 후보가 30대라서 젊은 층의 응답률이 높은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전화 조사에서는 공화당원의 주축인 60대 이상 백인들에게 라마스와미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는 추측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예비선거 유권자의 80% 이상이 백인이고, 38%가 65세 이상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되고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정체한 시점에서 대졸 학력 이상의 젊은 공화당원을 중심으로 라마스와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