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올 3, 4분기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대폭 낮아졌다. 당초 ‘상저하고’ 흐름에 하반기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딴판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예상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9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0조1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초 예상치(29조223억원) 대비 30.6%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사가 하향 조정의 주요인이 됐다.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서다. 올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7조8158억원으로 예상했다. 최근 시장 눈높이는 2조8918억원으로 63%가량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올초 6477억원에서 최근 1조750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중반부터 나타난 세트사 재고 조정이 올 3분기 마무리될 전망이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강도가 세지 않아 하반기 성수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분야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해운사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올초 9144억원에서 최근 245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포스코홀딩스(1조7378억원→1조3126억원) LG디스플레이(129억원→-4715억원) LG화학(1조1362억원→8003억원) 등도 전망치가 큰 폭으로 내려갔다. 연초 대비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곳은 현대차(2조5136억원→3조4477억원)와 기아(1조9998억원→2조7831억원) 정도에 그친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총합은 올초 31조2153억원에서 최근 24조1363억원으로 약 22.7% 감소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