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한 동물을 안락사시켜 실형을 선고받은 박소연 전 동물권 단체 케어 대표가 사건을 제보한 내부고발자의 신상을 노출하고, 전 집행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또 한 번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김길호 판사)은 명예훼손과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표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전 대표는 2019년 다수의 동물을 불법적으로 안락사시킨 혐의로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이를 언론에 제보한 전 동물관리국장 A씨의 신상을 노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씨는 공익제보자가 아니다"라며, 공익 신고의 동기와 목적에 문제가 있고 허위 사실이 포함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한 A씨가 공익제보자 단체로부터 상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어쩌면 상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훗날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더니 A씨의 얼굴 전체가 드러난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 12조에 따르면 공익신고자임을 추측하게 하는 사실이나 인적 사항에 대한 공개·보도를 금지한다.
박 전 대표는 앞선 재판에서 "A씨의 자발적 의사와 언론의 비밀보장 의무 위반으로 비밀성이 상실됐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울러 박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받던 2021년 2월 법원 앞에서 케어의 전 이사였던 B씨에 대한 성적인 발언을 한 명예훼손 혐의도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표가 퍼뜨린 소문으로 화가 난 B씨가 "나를 술집 여자라고 했냐"고 따지자, 박 전 대표는 여러 명 앞에서 B씨를 향해 "교통사고로 임신 못 한다는 병원 서류 떼려고 전화하지 않았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대표는 2015∼2018년 동물보호소 내 공간을 확보하고 동물 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물 98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