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방치된 도로와 폐선 부지를 도시 숲으로 가꾼다. 유휴부지를 녹지로 바꿀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40 서울시 공원녹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20년간 서울이 만들어 갈 공원녹지 관련 정책의 방향성이 담겼다. 지역 간 녹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던 ‘2030 공원녹지 기본계획’과 달리 녹지공간의 질적 개선에 초점을 뒀다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월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의 재개발 현장을 둘러보면서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개 공지가 없는 강남은 실패한 도시계획”이라며 서울 도심 ‘대(大)개조’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대가로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게 그가 제시한 핵심 철학이었다.
서울시는 나무와 벤치만 달랑 있는 공원 대신 입체공원, 가로공원, 시설복합화공원, 반려동물 놀이터를 포함한 공원 등 다채로운 유형의 공원을 지역 곳곳에 조성하기로 했다.
유휴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특히 고가차도 아래, 폐선 부지 등 기능을 다 했거나 오랜 기간 비어 있던 곳을 녹지로 조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민간 개발업자가 유휴지를 녹지로 바꿀 경우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군데군데 흩어져 있던 소규모 공원을 잇는 내용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녹지 확보는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라는 의미 외에 탄소흡수 목적도 크다. 서울시는 2050 탄소중립 도시가 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녹지가 늘어나면 향후 폭염, 폭우, 산사태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에 대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보고 있다.
시는 이날 공청회를 열어 외부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상반기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생활권 내 공원녹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녹색 우선 도시’로 공간을 재편해 시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