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이 오는 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공동 군사연습을 매년 1회 이상 정례화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까지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3국은 한·미·일 정상회의도 정례화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동북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성격의 소(小)다자 안보협의체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의 포괄적 전략을 명기한 문서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함께 방위 협력, 공동 군사훈련, 정보 공유, 사이버 안보, 경제안보 협력 등의 방침을 담은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는 지난 10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일본 자위대와 한·미 양국 군 공동훈련 정례화 외에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 실시간 공유를 조기에 시작한다는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3국이 공동 군사연습을 정례화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미·일은 지난달 북한의 고체연료 기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에서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는 등 부정기적인 훈련만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는 가운데 한·미·일이 군사적 결속을 강화해 억지력과 대처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미국은 3국 공동 군사연습을 통해 북한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이루려는 목적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한·미·일 군사연습 추진 배경에 대해 “3개국이 결속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중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을 견제하려 한다”며 “3국이 공동의 원칙으로 결속하고 관여해 가겠다는 결의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한·미·일 정상회의도 정례화해 해마다 개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정상이 다자 국제회의 무대 밖에서 별도로 모이는 첫 정상회의다. 그간 3국 회의는 모두 한·미·일 정상이 함께 참석하는 다자회의를 빌려 개최됐다.
일부 전문가는 3국 정상의 안보협력이 사실상 NATO나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식의 소규모 다자안보협의체로 격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3국 정상회의 정례화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쿼드를 대체하는 안보협의체가 탄생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을 포함한 한·일이나 한·미·일의 안보 협력은 현재가 최고 수준”이라며 “한·일 동맹을 맺으려면 양국 간 작전 계획을 공유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절대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