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11일 오전 6시 북한 평양 남동쪽 80㎞ 지점에서 소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지난달 28일 오전 3시 괌 서쪽 730㎞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뒤 약 보름 만에 열대저압부로 돌아갔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수명은 닷새 정도다. 하지만 카눈은 그 3배를 태풍으로서 세력을 유지하며 두 차례 급격한 방향 전환을 거쳐 한국·일본·대만 3개국에 피해를 줬다.
이는 평년보다 뜨거운 바닷물이 카눈의 세력 유지를 도운 것으로 분석된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바다에서 태풍으로 더 많은 열과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어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
카눈은 10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에 상륙해 11일 오전 1시께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 국내를 통과한 시간도 약 16시간에 달해 이례적으로 길었다.
다만 애초 예상과 달리 한반도 남북 종단에는 이르지 못했다.
예상보다 다소 약한 세력으로 상륙한 데다가 내륙을 지나면서 우리나라 복잡한 지형과 마찰을 빚으면서 위력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제방 유실, 주택 침수 등 361건의 시설 피해가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공공시설 184건, 사유시설 177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로 침수·유실은 64건(부산 39건, 경북 11건 등)이며 토사 유출은 6건, 제방 유실 10건, 교량 침하 1건, 가로수 쓰러짐을 포함한 기타 98건 등이다.
주택 침수는 30건(강원 19건, 대구 11건)이며 주택 파손은 3건이 집계됐다. 상가 침수는 16건(대구 15건)이며 토사 유출은 8건(부산 7건), 간판 탈락 등 기타는 118건이다. 집계되는 시설 피해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