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당시 범인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의 가족이 막대한 병원비에 절망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기인 의원은 10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피해자 A씨와 가족이 처한 상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6일 입원비 1300만원. 어제 아주대 응급외상센터에서 만난 (피의자) 최원종 사건의 피해자, 뇌사 상태에 빠진 스무 살 여학생의 부모가 보여준 병원비"라고 썼다.
이 의원은 이어 "문제는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A씨 가족이 검찰의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로부터 연 500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이는 약 한 달 분의 연명 치료비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해자 측 보험사가 지급할 보상금은 1500만원 수준인데 그마저도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지원금과 중복 지급이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A씨 가족은 센터 지원금과 보험금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해당 학생이 들어놓은 보험도 없는 상태인데다 가해자와의 민사소송은 까마득하고 이외의 지원금은 0원"이라며 "일각에서 왜 이들의 피해를 국가가 보상해줘야 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런 일은 나나 그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피해자 가정의 생계가 곤란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상 정도는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그리고 중복 지급도 이런 경우는 좀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근처 대형 백화점 앞에서 차량 돌진 및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의자의 신상은 경찰이 지난 7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공개됐고, 최원종(22)으로 밝혀졌다.
최원종은 이날 오전 9시께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구속 송치됐다. 그는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