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받는 고통 너무 잘 알기에"…30대 암환자의 유언

입력 2023-08-09 17:58
수정 2023-08-09 17:59

한 암 환자가 사망 전 자신의 장례식장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 환자들을 돕는데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투병끝에 사망한 고(故) 조아라(34·여) 씨의 가족이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

9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조 씨의 가족은 최근 병원을 찾아 정용연 병원장에게 소아암 환아를 위한 치료비 지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조 씨는 전남 화순이 고향으로, 지난해 미국으로 MBA 유학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출국 전 암 4기 진단을 받은 것. 그는 서울에서 치료받다가 올해 3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으로 전원해 항암 치료를 이어갔다.

그러나 조 씨는 항암 치료를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완화의료 병동에서 본인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올해 4월 세상을 떠났다.

조 씨는 "치료하며 힘든 시간을 겪어보니, 어린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장례식에 들어온 본인의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조 씨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치료받는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에, 자신의 부의금 중 일부를 소아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정성껏 치료해준 심현정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자 화순전남대병원에 전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병원장은 "기부 선물은 소아암 환아들의 치료와 회복, 일상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사용하겠다"며 "병원이 고인과 가족의 뜻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