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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동의 부유한 국부펀드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들이 두바이에 잇따라 사무소를 열면서 두바이가 글로벌 산업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바이 당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두바이에 등록된 40개 펀드 중 3분의 1 이상이 최근 12개월 내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대부분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펀드의 현지 사무소들이다. 퀀트 투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초대형 헤지펀드 운용사 AQR, 다양한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스컬프터 캐피털과 라이트하우스 파트너스 등이 최근 1년간 두바이에 진출했다.
230억달러를 운용하는 행동주의 투자자 펀드인 킹스트리트 캐피털 매니지먼트도 지난 3월 두바이에 진출했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이 이끄는 포인트72 자산운용과 엑소더스포인트 캐피털, 발야스니 자산운용 등도 두바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영국의 거대 헤지펀드 브레반하워드는 올 초 아부다비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2020년 일찍이 두바이에 진출한 미국 대형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현재 두바이 사무소에 약 50명의 투자 담당 직원들을 두고 있다.
서구권의 헤지펀드들이 두바이로 몰려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큰 목적은 중동의 부유한 투자자들과 국부펀드를 유치하는 것이다. 지난 4월 두바이 사무소를 개설한 라이트하우스 파트너스의 션 맥굴드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국부펀드는 헤지펀드의 중요한 자본 원천”이라며 “(두바이) 현지에 사무소를 두는 것은 현지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중동의 도시들이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부유층들에게 런던과 뉴욕, 홍콩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시로 떠오른 점도 한몫했다. 팬데믹 기간 중동의 도시들은 서구권 국가들이나 중화권인 홍콩보다 덜 엄격한 방역 조치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UAE에 개인 소득세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제시하며 인재들을 영입하기 좋은 환경이어서다. FT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두바이의 헤지펀드 수가 많아지면서 두바이 내에서 경쟁사로부터 인력을 충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