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탈모 환자는 탈모 발생 범위가 넓고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지웅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2017년 1월 1일부터 2022년 5월 31일까지 메틸프레드니솔론 치료를 받은 원형탈모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피부과학회 국제 학술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인용지수=13.8)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원형탈모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포독성 T세포가 환자의 모낭(모발의 뿌리)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재발이 흔하고 심하면 머리 전체나 전신으로 퍼질 수도 있다.
탈모반이 작을 땐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르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지만 탈모 면적이 넓으면 먹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통해 초기에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런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는 인자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8주 동안의 치료가 끝난 뒤 환자의 원형탈모 중증도 변화 등에 대해 조사했다. 전체 환자의 평균 나이는 36.7세였다. 환자의 75% 정도는 이전보다 50% 이상 탈모가 개선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런 조사를 통해 연구팀은 만 15세 이하 어린 나이에 탈모가 발생한 환자와 두피의 50% 이상 탈모가 진행한 광범위한 탈모 환자일수록 메틸프레드니솔론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나이가 어린 환자는 개인의 유전적 민감도 탓에 치료 저항이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증 원형탈모는 모낭 주위 염증이 심해 먹는 스테로이드 외에 다른 치료 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요인과 함께 자가면역질환 관련 항핵항체, 호중구 대 림프구 비율, 헤모글로빈, 철분, 비타민D 등의 혈액검사 수치도 확인했지만 치료 결과면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치료 반응이 좋았던 환자의 28.4%는 치료 중단 후 평균 5.5개월 안에 재발했다. 먹는 스테로이드 치료 부작용으로는 여드름이 가장 많았다.
최 교수는 "원형탈모 치료시 어린 나이와 중증 탈모가 나쁜 예후 인자로 작용하는 것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이들 환자에겐 먹는 스테로이드를 신중히 투여해야 하고 비타민D 수치는 스테로이드를 복약한 원형탈모 환자의 재발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