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활동 종료를 앞두고 '대의원제 폐지' 등 대의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당 혁신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이르는 소위 '개딸'(개혁의딸)들이 혁신위에 응원 문제 캠페인을 시작했다. 혁신위가 1호 쇄신안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를 채택한 뒤 혁신위에 비판을 퍼붓던 강성 지지층이 '친명계'가 지지하는 혁신안을 만지기 시작하자 응원 태세를 갖춘 것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전날부터 '[긴급] 혁신위원 응원 문자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가 돌았다. "신뢰! 응원! 과감한 혁신! 기득권 타파! 물러서지 마시라!"로 시작하는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 당원에게 감동을 주는 민주당, 그래서 총선 승리로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응원하는 문자 보내기를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자 메시지에는 김은경 위원장을 제외한 혁신위원 9명 휴대폰이 연락처도 담겼다. 현역 의원 중 혁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식·황희 의원 중에는 이해식 의원의 번호만 있었다. 응원 대상에서 빠진 황희 의원은 과거 친문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핵심으로, '친문·비명'계로 분류된다.
캠페인 문자를 작성한 강성 지지자들은 '문자 메시지의 예시'로 "민주당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혁신위원회가 되어주세요!", "호남이 바뀌어야 민주당이 바뀌고, 민주당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개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개혁적인 민주당으로 혁신하게 만들어 주세요!" 등을 제시했다.
한편 혁신위는 오는 10일 '대의원제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혁신위가 각종 논란으로 동력을 상실하면서, 이들이 발표하는 혁신안 역시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혁신위의 안은 대의원의 힘을 빼는 대신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으로, 권리당원 기반이 탄탄한 이재명 대표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