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르가 올 2분기에 국내 애슬레저(일상복처럼 입는 스포츠웨어)업계에서 ‘마의 고지’로 불리는 매출 600억원을 넘어섰다. 애슬레저업계에서 분기 매출 600억원을 넘긴 기업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연매출 기준으로 젝시믹스에 애슬레저 1위 자리를 넘겨준 안다르가 올해는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지 패션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안다르는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616억원)을 달성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이익도 22.8% 늘어난 70억원을 올려 업계 최대 이익을 거뒀다.
안다르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 남성 라인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남성 카테고리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인 184억원이다. 2020년부터 3년간 국내 애슬레저 시장 1위를 지킨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2분기에 8.0% 늘어난 56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7.1% 줄어든 53억원에 머물렀다.
2위인 안다르가 1위 젝시믹스보다 먼저 분기 매출 600억원을 넘어서자 업계에서는 올해 애슬레저 시장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2015년 탄생한 국내 1세대 애슬레저 브랜드다.
초기 애슬레저 시장은 ‘요가 강사가 만든 레깅스’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 안다르의 독주 체제였다. 하지만 안다르는 2019년 사내 성추행 논란 등이 불거지며 주요 소비층인 2030 여성 고객의 불매 운동을 겪었다.
이 바람에 2020년 경쟁사인 젝시믹스에 1위를 넘겨줬다. 2021년 창업주였던 신애련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광고회사인 에코마케팅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2020년부터 젝시믹스가 업계 정상을 지키는 가운데 안다르는 그간 꾸준히 1위 탈환을 노렸다. 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안다르가 젝시믹스를 추월하는 사례도 종종 나왔다. 지난해 2분기에도 안다르가 541억원의 매출을 내 젝시믹스(519억원)를 따돌린 바 있다.
젝시믹스는 시장 선두를 지키기 위해 남성 라인은 물론 골프웨어·스윔웨어·키즈 등으로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젝시믹스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