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8일 15: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민자석탄발전사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 발행에 재도전한다. 기관투자가의 '반(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 속에서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다음 달 20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3년물 발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환 자금 등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삼척블루파워는 2020년 9월 발행된 1000억원 규모 3년물 회사채 만기가 다음 달 도래한다.
삼척블루파워는 삼척화력발전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민자석탄발전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1호기는 올해 10월, 2호기는 2024년 4월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척블루파워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지만 ‘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매번 발목을 잡고 있다. 연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이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하면서 석탄발전사의 입지가 위축된 상태다. 삼척블루파워도 2021년부터 네 차례 연속 회사채 미매각을 벗어나지 못했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도 부담이다. 2019년 'AA-급'인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도는 'A+급'으로 떨어진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도를 '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동해안 지역의 송전제약 등 부정적인 외부 여건으로 향후 사업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시장의 탈석탄 기조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약화해 운영 기간 내 자금조달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예측에서도 아쉬운 성적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225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8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 데 그쳤다. 연 6.961%의 고금리가 책정됐지만,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연이은 미매각에 증권사 부담을 늘어나고 있다. 회사채 인수 확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미매각 물량을 떠안고 셀다운(재매각)에 나서고 있어서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는 2019년 삼척블루파워와 1조원 규모의 총액인수 확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에도 총액 인수를 책임지기로 한 주관 증권사들이 해당 물량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도를 거의 소진하면서 이번 발행을 마지막으로 증권사의 인수 의무는 종료될 전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