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연구한다고 英 가더니…손흥민 경기 직관한 공무원들

입력 2023-08-08 16:12
수정 2023-08-08 16:31

새만금 세계잼버리 부실 준비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 부안군 공무원들이 '잼버리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를 목적으로 떠난 영국 런던 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직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안군 공무원 4명은 2019년 10월 3~13일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다.

이들이 출장 후 제출한 보고서에는 여행 목적으로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정 3일 차인 5일 런던 근교의 휴양도시인 브라이턴 지역의 아멕스 스타디움을 찾았다. 이곳은 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하 브라이턴)의 홈구장이다.



보고서에는 아멕스 스타디움에 다녀온 후 느낀 점에 관해 "지역 특색을 살린 경기장 디자인이 인상적", "운동장과 관중석이 가깝게 설계되어 생동감 넘치는 경기 관람 가능", "우리 군 읍면단위 국민체육센터 등 관련 사업 시행 시 반영 가능" 등 내용이 담겼다. 잼버리나 도시재생과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운 보고 내용이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경기장 내부에서 경기를 직관하며 찍은 장면 등 사진 3장이 첨부됐다.

이날 이곳에서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은 브라이턴과의 원정 경기를 가졌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했다. 이에 손흥민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일부러 일정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날 토트넘은 3-0으로 패배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교체됐다.

한경닷컴은 해당 출장을 다녀온 부안군 공무원 4명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모두 연차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라고 동료 직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청 관계자는 "현재 부안군청 차원에서 관련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