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의문의 사임에 주가도 '출렁'…테슬라에 무슨 일이 [테슬람 X랩]

입력 2023-08-08 06:00
수정 2023-08-08 07:16

테슬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잭 커크혼이 전격 사임했다. 후임엔 바이브하브 타네자 최고회계책임자(CAO)가 임명됐다.

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SEC) 공시(Form 8-K)를 통해 지난 4년간 CFO이자 코인 장인(Master of Coin)직을 맡았던 잭 커크혼이 지난 4일 물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테슬라 입사 후 13년간 재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사실상 ‘사내 2인자’로 평가받았다.

테슬라는 “커크혼의 CFO 재임 기간 회사는 큰 성장을 거뒀다”고 치하하며 “매끄러운 직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연말까지 회사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커크혼은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인 링크트인에 “13년 전 테슬라에 합류한 이후 함께 이룬 일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성취한 테슬라의 재능있고 열정적인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일론의 리더십과 낙관론에도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2019년 34세의 젊은 커크혼이 CFO 자리에 오른 것은 ‘구원투수’ 성격이 강했다. 테슬라 재무 담당 임원들이 잇따라 퇴사했기 때문이다. 당시 CAO였던 데이브 모턴은 2018년 부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9월 사임했다. 이어 한 달 뒤 글로벌 재무 담당 부사장인 저스틴 맥아니어도 퇴사했다. 이후 제이슨 휠러 전 CFO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2015년 CFO 자리에서 물러난 디팍 아후자가 잠시 복귀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과감한 추진력으로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혁신’을 불러일으켰다면, 커크혼은 섬세한 경영으로 이를 뒷받침했다고 평했다. WSJ는 둘의 관계를 애플의 현 CEO인 팀 쿡과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 비유했다.


테슬라의 새 CFO로 선임된 바이브하브 타네자는 45세로 2017년 입사해 CAO와 기업 감사관 등을 역임했다. 2016년엔 테슬라와 합병한 솔라시티에서 회계업무 부사장을 지냈다. 타네자는 당분간 CFO와 CAO 직을 함께 맡기로 했다.

커크혼의 CFO 사임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3% 이상 하락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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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