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이 임신 8개월 여성을 차량 강도 공범으로 몰아붙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허술한 안면인식 프로그램 검색 결과만으로 이 같은 과오를 범했다.
7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포르차 우드러프(32·여)는 지난 2월16일 아이들의 등교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우드러프를 보름 전 발생한 차량 강도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했고, 그를 용의자로 지목한 결정적인 단서는 안면인식 프로그램 결과였다.
앞서 한 남성은 지난 1월29일 총기 강도를 만나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그날 우연히 만난 여성과 이곳저곳을 함께 돌아다녔고, 한 주유소에 들렀을 때 이 여성과 얘기를 나눈 남성이 이후 다른 장소에서 자신을 상대로 강도질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이틀 뒤 한 여성이 해당 주유소에 피해 남성의 휴대폰을 가져다준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휴대폰을 돌려주는 여성의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을 입수했고,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돌린 결과가 우드러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담당 경찰은 안면인식 프로그램 내용만 확보했을 뿐, 다른 사항은 기본적인 것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피해 남성은 당시 만났던 여성과 주류 상점에서 성관계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만삭에 가까운 임신부가 처음 보는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 아님에도 경찰은 피해자에게 여성이 임신 중이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우드러프 측은 경찰에 당시 여성이 임신 중이었다는 진술이 있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우드러프는 만삭의 몸으로 11시간이나 구치소에 갇혀 있다가 보석금 10만달러(1억3000만원)를 내고서야 풀려났다.
사건을 맡은 검찰은 지난 3월 증거 불충분으로 우드러프에 대한 형사 소추를 중단했고, 우드러프는 지난주 동부 미시간 지방 법원에 시 당국과 담당 경찰관을 고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