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편의점 배달 서비스 키우는 까닭

입력 2023-08-07 18:04
수정 2023-08-08 01:12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편의점 배달 서비스 확대를 가속화해 그 의도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편의점은 우아한형제들이 배민 앱에서 운영하는 e커머스 B마트와 주력 상품이 겹쳐 경쟁자로 분류된다. 업계에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음식배달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자 우아한형제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배달대행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앱에서 운영하는 ‘배민스토어’의 편의점 CU 배달 서비스를 서울·경기 지역에서 부산 지역으로 8일부터 확대한다. 배민스토어는 2021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입점 브랜드 배달주문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이 직영하는 B마트와 식품·생활용품 등 판매 상품군이 겹쳐 서비스 초기 업계에서 캐니벌라이제이션(새로운 서비스 출시 이후 기존 서비스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론칭한 B마트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서비스(수수료) 매출을 쉽사리 넘어서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매출은 2020년부터 3년간 연평균 7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품(B마트) 매출은 매년 57.2% 불어났다.

편의점 배달 사업의 안정성이 B마트보다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부산에서 B마트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지역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철회한 바 있다. 배민스토어의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각 지역에서 편의점주가 앱에 입점만 하는 형태라 지역 상권 침해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전자제품, 주류 등 입점 브랜드를 늘려 배민스토어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 배민스토어 고객을 대거 유입시켜 엔데믹 후 음식배달 서비스에서 이탈한 앱 이용자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배민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해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올해 1~7월 평균 MAU는 1952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037만 명)보다 4.2% 줄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