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직원 될래요" 각오 다진 현대차 첫 女생산직 신입들

입력 2023-08-07 18:02
수정 2023-08-16 17:22

“나이는 어린 편이지만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현장에서 세대 간 소통창구 역할을 해내겠습니다.”(굴착기 제조업체에 근무했던 황재희 씨·19)

“내 손을 거쳐 자동차가 완제품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겠습니다.”(항공 정비업계에 근무했던 최소란 씨·28)

현대자동차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생산 공장에 투입되는 여성 기술직(생산직) 신입사원들의 포부다. 총 6명의 여성 직원은 현대차가 10년 만에 뽑은 올해 첫 기술직 공채에서 당당하게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현대차 기술직은 높은 급여와 정년 보장, 각종 복지 혜택 등이 주어져 채용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7일 경북 경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했다. 교육은 △자동차산업 변화 인식 및 미래 비전 함양 △품질 중요성 및 자동차 생산공정 이해 △현장 적응력 강화 등으로 총 4주간 한다.

교육에 참여한 기술직 1차 합격자는 총 185명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기술직 채용 공고를 내고 4개월간의 엄격한 채용 과정을 거쳐 이들을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신입직원들은 오는 9월부터 울산공장을 비롯해 현대차의 국내 생산부문 현장에서 근무한다.

현대차 기술직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성별과 연령 제한 없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특히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좋은 보수와 정년 보장, 고정된 출퇴근 시간 등 통 큰 복지 혜택 덕분에 ‘현대차 킹산직’이란 별명이 생겼을 정도다. 이 덕분에 채용 절차가 시작된 첫날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는 온종일 마비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합격자 명단에 6명의 여성 직원이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현대차 기술직에 여성이 채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용 과정엔 10만 명이 넘는 구직자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계열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차의 첫 여성 기술직이 된 김은정 씨(23)는 “기능사 자격증을 5개 보유하고 있었지만 기술직 채용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무엇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고 어려웠다”면서도 “시간을 쪼개 공부한 노력이 합격으로 이어져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씨는 현대차 기술직 합격으로 주말부부를 끝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최씨는 부산에서, 그의 남편은 울산에서 근무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꼭 필요한 직원이 되겠다”며 “이번 합격으로 주말부부를 끝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황씨는 “경쟁률이 높은 전형이다 보니 합격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합격’이란 두 글자를 보고 안 믿겨 두 번 세 번 또 확인했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배성수/김일규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