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보일러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을 다변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 6월 말 멕시코 법인 개소식(사진)을 열고 본격적인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멕시코는 보일러 수요는 많지 않지만,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서 온수기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다. 공기가 희박해 오작동하는 온수기가 많기 때문이다. 멕시코 온수기 시장은 연간 70만 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동나비엔은 자사 ‘콘덴싱 온수기’가 안정적이고 효율이 높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칠레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등 고지대 온수기 시장을 공략해본 경험도 있다.
경동나비엔은 47개국에 보일러와 온수기 등을 수출해 국내 보일러 전체 수출의 88%를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진출한 북미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캐나다와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각각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경동나비엔 매출의 67%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귀뚜라미는 지난달 새 사령탑에 오른 김학수 대표가 내수 중심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영업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엔 주목하지 않던 중남미 시장에 초점을 맞춰 해외사업을 확장하자는 내용의 ‘CEO 메시지’를 최근 사내에 공유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현지화 전략·영업력 강화와 신제품을 통한 신시장 선점 등의 내용이 메시지에 담겼다.
귀뚜라미는 1999년 중국 톈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2014년 미국법인, 2018년 우즈베키스탄법인, 2020년 러시아법인을 차례로 설립했다. 현재 제조자개발생산(ODM)을 통해 미국 시장엔 보일러, 러시아 시장엔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판매하고 있다.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에도 기름·가스보일러를 수출하고 있다.
양사의 해외 진출은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판로를 찾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연 110만~145만 대 사이에서 정체돼 있다. 보일러는 평균 수명이 10년 내외로 다른 생활가전에 비해 신규 수요가 크지 않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