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 혹한기, 당분간 지속될 것"-피치북 [글로벌 VC 투자동향]

입력 2023-08-08 17:10
수정 2023-08-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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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펀드 성과 보고서(Global Fund Performance Report)'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벤처펀드의 분기별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이 좋았던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평균 10%대의 이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카이디 가오 피치북 벤처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내부수익률(IRR)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4분기는 여섯 분기 연속으로 하락한 시기였고,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Negative) 영역에 속했다"며 "이런 급격한 하락세는 2021년 기업공개(IPO) 광풍이 일었던 호황기와 극명하게 대조적이고, 이런 추세는 향후 몇 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호황기 시절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라운드에 나섰던 테크 회사들이 IPO를 연기한 상황이다. 이 회사들은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펀드의 IRR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규모 벤처펀드들은 이 기간에 대형 펀드에 비해 선방했다. 초기 단계에 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들의 특성 덕분에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방어에 성공해서다. 또 펀드 규모가 작은 운용사(GP)일수록 출자자(LP)에 보여줘야 할 강력한 포트폴리오 성과가 부족한 탓에 더욱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매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피치북 보고서는 시장 조정 기간과 그 직후의 펀드 '빈티지'가 좋다는 점이 희망적이라고 판단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IRR 중위값의 상승 추이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2008년 빈티지의 하위 4분위 투자자들은 다른 어떤 해보다 낮은 수준의 IRR을 기록한 만큼, 시장 조정기를 거칠 때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과거 사례를 참고해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피치북은 조언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