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자골프의 ‘지존’이었던 저스틴 토머스(30·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최고 이벤트로 꼽히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진출권과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 출전 티켓을 놓칠 위기에 놓였다. 그에게 남은 기회는 딱 한 번의 라운드뿐이다. 여기에서 우승 또는 그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둬야 출전을 노려볼 수 있는 처지가 됐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토머스(현 26위)는 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60만달러)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4언더파 201타, 공동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 대회 시작 전 토머스의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는 79위로, 3라운드 결과를 반영하면 72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출전권을 확보하려면 2계단을 더 올려 70위 안에 들어야 한다.
토머스는 2016년부터 7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미국 골프데이터 전문업체인 데이터골프는 토머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30%로 봤다.
다음달 열리는 라이더컵 진출 여부도 불투명하다. 토머스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라이더컵 출전은 나에게 중요한 일이다. 정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플레이오프와 라이더컵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정말 엉망진창이지만, 사실”이라며 “라이더컵 출전을 위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컸다. 그래서 지난 두어 달 동안 부진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라이더컵은 세계랭킹 등 실력순으로 8명을 뽑고 나머지 4명은 단장이 지명한다. 토머스의 세계랭킹은 26위로, 미국 선수 가운데 16번째다. 출전선수 선발까지 단 한 번의 라운드만 남겨둔 상황인 만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증명해 단장의 지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에서는 루카스 글로버(44·미국)와 빌리 호셜(37·미국)이 나란히 18언더파 192타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안병훈(32)은 선두에 3타 뒤진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다. 2016년 PGA투어에 뛰어든 안병훈은 아직 우승이 없다. 지금까지 준우승 세 번이 최고 성적이다.
최근 긴 빗자루 모양의 브룸스틱 퍼터로 바꾼 안병훈은 그린 플레이가 크게 좋아지면서 성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3라운드까지 평균 퍼트 4위(27.33개),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을 때 평균 퍼트 개수 3위(1.63개)로 선두권을 달렸다. 안병훈은 “퍼트 덕분에 오늘 5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며 “버디가 많이 나오는 코스인 만큼 내일도 초반부터 버디를 많이 잡겠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