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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식량위기가 재점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흑해곡물협정은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도 안전하게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협정으로, 지난해 7월 타결된 이후 1년여 만에 효력을 잃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4일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23.9로 전월(122.4)보다 1.3% 상승했다. FFPI는 24개 품목의 국제 가격 동향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이 기준점(100)이다.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 중 유지류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유지류 가격지수는 129.8로, 전월 대비 12.1%(14.0포인트) 상승했다.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다 급반등한 것이다. FAO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결정 이후 수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바라기씨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 가격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밀은 옥수수, 해바라기씨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흑해곡물협정 종료로 국제 곡물 가격이 10~15%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가운데서도 식품 가격은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년3개월 만의 최저치인 3%(전년 동월 대비)로 떨어졌지만 식품 가격 상승률은 4.6%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 범위(2%) 두 배 수준에서 버텼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식품 가격은 각각 17.4%, 14.3%, 8.9% 오르며 서비스 가격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