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1000만대 더 팔았는데…아이폰이 '7배' 더 번 이유는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3-08-07 12:00
수정 2023-08-07 15:11

"너 같으면 뭐 사겠냐."

깨진 액정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던 주변 사람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이달 11일 나오는 갤럭시Z플립·폴드5를 내놓은 결과다. 애플은 오는 9~10월에 아이폰15를 출시한다. 두 제품 모두 140만원대를 넘어서는 고가 제품이다.

그동안 갤럭시는 판매량으로 아이폰을 압도해왔다. 하지만 판매 이익은 애플을 늘 밑돌면서 '애플보다 실속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이 플립·폴드5를 앞세워 애플과의 실적 격차를 좁힐지 주목된다.

7일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53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출하량 기준)해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4.3%(890만대) 줄었지만,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올 1분기에 이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올 2분기에 4320만대(점유율 16%)의 아이폰을 판매해 삼성전자 뒤를 이었다. 이 회사의 아이폰 판매량은 11.7%(570만대) 줄었다. 두 회사 판매량이 증발한 것은 신제품인 갤럭시S23 시리즈와 아이폰14 판매가 급감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들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 갤럭시(6030만대)가 아이폰(5730만대)보다 300만대 더 팔렸다. 올해 2분기에는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1010만대나 더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판매량에서 압도적이었지만 실적은 애플에 못 미쳤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 2분기에 아이폰 판매로 영업이익 110억5000만달러(약 14조3650억원)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갤럭시 판매 이익(15억6000만달러·약 2조280억원)에 비해 7배 많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주력 제품과 판매 전략이 달라서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가격을 높이는 ‘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만큼 판매단가가 높고,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A·M 시리즈를 앞세워 점유율·판매량 1위를 지켰다.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에 따르면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802달러(약 104만원)에서 올들어 1000달러(약 13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플립·폴드5를 비롯한 고가 제품 판매를 늘려 실적과 ASP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플립5(256GB) 가격은 139만9200원으로 전작보다 4만원가량 올랐다. 폴드5(256GB)는 209만7700원으로 9만원가량 비싸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플립·폴드5 등 폴더블폰 1000만대 이상 판매할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스마트폰 실적 격차를 좁히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오는 9월 출시하는 아이폰15 가격도 큰 폭 뜀박질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128GB) 가격을 각각 100달러(약 13만원)가량씩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가격은 각각 999달러(약 130만원), 1099달러(143만원)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