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생산성 개선되는 美, 인플레 걱정 덜었다

입력 2023-08-04 12:19
수정 2023-09-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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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노동생산성이 3년 만에 반등하며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하고 있다. 1948년 이후 최장기간 이어지던 생산성 하락세도 끊겼다. 고용 비용이 안정세를 되찾으며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2분기 미국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연율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2.2%를 웃돌았다.

미국 노동생산성은 지난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1948년 통계 집계 이후 최장기간이다. 지난 1분기 생산성은 2.1% 하락에서 1.3% 하락으로 수정됐다.


미 노동부는 이날 "2분기에 생산량이 2.4% 늘어났고, 노동 시간이 1.3% 줄어들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생산성 개선은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데서 일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경제가 둔화한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발표된 단위노동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2021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생산성이 상승하면서 과잉 고용에 대한 비효율성이 감소해서다. 고용 비용이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노동통계국은 지난 28일 올해 2분기 고용 비용지수가 1%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고용 비용지수는 4.5% 증가했다. 민간 부문의 임금은 4.6% 올랐다.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고용 비용이 증가하며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확산했다. 대량 실업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고용시장이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의 가장 까다로운 걸림돌이 제거됐다"며 "임금의 나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어느 정도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금의 나선 효과는 임금과 물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 둔화를 예고한 노동부의 예측과 달리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4%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2%)를 웃도는 수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과 기업들의 비주거 부문 고정 투자, 연방·지방 정부의 지출 증가 때문이다.

예상 밖에 호조에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3분기 GDP 증가율 예상치를 종전 3.5%에서 3.9%로 상향 조정했다. 엠플로이 아메리카는 "코로나 19 규제가 해제된 후 소비자가 주도한 주택, 자동차, 음식 서비스, 직접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낮출 여지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