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피서철을 맞아 안타까운 익사 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물놀이로 인한 '마른 익사'에 주의할 것을 당부해 눈길을 끈다.
통상 익사란 기도에 물이 들어가 질식해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마른 익사는 물 밖으로 나온 뒤 24시간 이내에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속에서 소량의 물을 삼켜도 익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적은 양의 물이라도 기도를 따라 폐로 들어가면 기관지나 폐가 수축할 수 있고,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의료계는 익사 환자의 10~20% 정도가 이 같은 경우로 사고를 당한다고 보고 있다.
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폐에 있는 공기주머니에 공기가 아닌 물이 들어가게 되면 염증이 발생하고 호흡이 방해되는 등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며 "어린아이의 경우에도 목욕하는 등의 소량의 물로도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른 익사는 물놀이를 마친 후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어 보이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4~8시간 이내에 잦은 기침, 가슴 통증, 숨이 가빠지는 호흡곤란,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면 마른 익사를 의심해봐야 한다. 서 교수는 "어린이들은 자신의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는 게 어려울 수 있어 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렇다면 마른 익사를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서 교수는 "물을 흡입하지 않도록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등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주의해야 한다"며 "자신의 증상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상태를 특히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물에 나온 뒤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고 불안정하다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증상 초기에 폐에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인데, 마른 익사는 초기 대처를 잘하면 대부분 잘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