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수십 명이 폭염에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행사장 내 식사 부실, 매점 폭리 등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잼버리에 참여한 익명의 제보자 A씨는 2일 아침 식사로 받은 구운 달걀에서 검정 곰팡이를 발견했다고 이날 뉴스1에 밝혔다. 그는 "달걀 껍데기에 하얀 이물질이 보이고 끈적끈적하길래 닦고 나서 달걀을 까보니 안에도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심지어 제시간에 식재료가 지급되지 않아 오전 일정도 늦어지고 차질을 빚었다"고 토로했다.
40여명의 대원이 받은 달걀 80여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조직위 행사지원본부 관계자는 곰팡이가 발견된 달걀은 즉시 폐기 조치해 먹은 참가자가 없었고, 앞으로 제공되는 급식에 문제가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지도자 자격으로 이번 잼버리에 참여했다는 한 국내 성인 참가자 B씨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너무 열악하다"며 "혐한 제조 축제"라는 비판까지 했다. 그는 ▲화장실 접근성 ▲화장실과 샤워실 대기 줄 ▲ 땅이 너무 물러서 텐트를 고정하기에 부적합한 점 ▲선풍기 부족 ▲식사 부실 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실태에 일각에서는 대형 국제 행사를 개최하면서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못해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잼버리는 4만명이 넘는 대원들이 폭염 속에 열흘 가까이 야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건강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온열질환 환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전날 잼버리 개영식에서 88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이 중 83명은 온열질환으로 잼버리 내 병원에서 의료진의 처치를 받았고 5명은 발목 골절이나 불안장애 등의 증상을 보여 원광대병원 등으로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