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내세워 전세보증금 250억 가로챈 일당 검거

입력 2023-08-02 10:30
수정 2023-08-02 10:31

허위 매수인을 내세워 '무자본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방식으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이 검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공인중개사법위반 등의 혐의로 부동산컨설팅업체 대표 40대 A씨 등 111명을 검거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2년간 무자력자(자금력이 없는 사람)를 허위 매수인으로 내세워 수도권 일대 주택 126채를 매수하고, 전셋값을 매매가와 비슷하게 설정해 전세보증금 약 253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은 브로커를 포함해 매도인·바지 임대인·세입자 각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들은 무자력 바지 임대인들을 임대 사업자나 투자자로 위장해 세입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

임대차 계약 전 교육을 하거나 문신을 가리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빌라 매도인이 판매를 원하는 매매가격보다 전세금을 더 높게 올려 세입자를 구해 차액을 가로챘다. 가령 주택 원소유주가 매매가격을 2억원으로 설정했다면 바지 임대인은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인 2억5000만원으로 전셋값을 매겨 차익 5000만원을 편취하는 방식이다.

임차인들은 대부분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일부는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중 공인중개사 6명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의뢰 했으며, 피의자들에 대한 여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