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신과 함께' 작가 주호민 가족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특수교사 A씨의 재판에서 주호민의 아내가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호민의 아내는 지난달 13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열린 해당 사건 2차 공판에서 "A씨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A씨 측 변호사는 주호민 측이 교사에 대한 처벌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주호민은 지난달 27일 A씨를 고소한 사건이 알려진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교육청 및 학교에 문의해본 결과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교사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됐다"며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학교 차원의 원만한 해결을 원했다는 취지의 입장문과 달리 재판에서는 강력한 처벌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A씨는 경찰을 통해 피소 사실을 알기 전까지 어떤 상황 설명도 듣지 못했고, 이후 A씨의 연락에도 주호민 부부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같은 반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치된 주호민 부부의 아들을 돌보던 특수학급 교사였다. 주호민의 장남 B군은 발달 장애를 갖고 있다.
A씨는 B군의 돌발 행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분반 조치로 다른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받아쓰기 문장 중 '고약하다'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은 고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민 부부는 분반 조치 후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설치해 등교시켰고, A씨의 발언을 '정서적 학대'라 보고 고소했다.
A씨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20년 동안 발달 장애 아동을 가르치면서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할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A씨의 동료 교사, 다른 학부모 80여명도 A씨의 억울함에 힘을 더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호민 부부의 고소 이후 A씨는 직위해제 상태였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일 A씨 복직을 허용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선생님들이 더는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억울하게 직위해제된 선생님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시작했다"며 "결과가 취합되는 대로 해당 교육지원청과 협조하여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