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실내 공간이 넓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글로브 박스(사진)를 개발해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장착되던 글로브 박스보다 용량이 50%가량 커졌는데도 무릎에 걸리지 않고 물건을 넣고 빼기 쉽게 설계됐다. 글로브 박스는 자동차 조수석 무릎 쪽에 있는 수납공간을 말한다.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이 제품의 이름은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다. 포물선 궤적(파라볼릭 모션)을 그리며 여닫는 항공기 기내 수납함 구조에서 착안했다. 항공기 좌석 위 짐칸을 열고 닫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기존 자동차 글로브 박스는 단순 회전식이나 커버 열림식이었다.
엔진룸이 없는 전기차는 내부 공간을 내연기관차보다 더 넓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맞춰 수납공간도 커져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새 글로브 박스를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브 박스의 구동 방식을 파라볼릭 모션으로 바꾸면서 수납 용량을 8L 이상으로 늘렸다. 평균 5.5L 수준인 내연기관차 글로브 박스 용량보다 50% 가까이 크다. 덮개의 구동 범위가 크지 않아 글로브 박스를 열었을 때 안의 물건이 쏟아지거나 무릎에 걸리는 일도 거의 없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 기술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탄생했다. 2021년 공모에서 채택된 뒤 제품화 과정을 거쳐 양산까지 이어졌다. 지난 6월 출시된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 처음 적용됐다.
최재섭 현대모비스 의장모듈설계섹터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승객의 거주 공간을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맞춤형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