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신규미생물의 특성을 규명했다. 해양 및 육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공학부 동물생명공학전공 김영훈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19일 환경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농축산 자원인 밀웜과 청국장에서 분리한 미생물의 폴리스타이렌 계열 플라스틱 생분해 능력을 평가한 연구내용을 게재했다.
폴리스타이렌은 식품 포장재, 해양 부표 등에 사용되는 합성플라스틱이다. 충격에 취약해 쉽게 부서지지만, 화학적으로는 매우 안정된 분자 구조로 잘게 부서질 뿐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는 매우 어렵다. 생태계 오염을 유발하는 미세플라스틱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미세플라스탁을 줄이기 위해서는 폴리스타이렌 계열의 플라스틱을 생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울대 연구팀은 학계에서 처음으로 산소조건뿐만 아니라 무산소 조건에서도 폴리스타이렌 계열 플라스틱분해가 가능한 엔테로박터 호마에체이(Enterobacter hormaechei) LG3 균주를 밀웜 장관에서 발견했다. 또 LG3 균주가 호기조건(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조건) 뿐만 아니라 혐기조건(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도 효과적으로 수중 속의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달라붙어 미세플라스틱을 침전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작은 크기 때문에 폐수처리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침전 및 여과를 하지 못해 해양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김영훈 교수 연구팀이 확보한 LG3 균주는 수중 폴리스타이렌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 생분해시킬 뿐만 아니라, 침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한국 전통 발효음식인 청국장에서 분리된 아밀로리쿼페시엔스(Bacillus amyloliquefaciens) SCGB1 균주 또한, 효과적으로 폴리스타이렌 계열의 플라스틱을 산소조건에서 분해할 수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연구팀은 “폴리스타이렌이 가지는 구조적 안정성 때문에 이를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은 매우 희귀하다"며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인 청국장에서도 플라스틱분해 미생물을 분리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