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나란히 휴가를 떠나며 국회가 8월 초 휴회기에 들어간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휴식 기간에 당 안팎 현안을 점검하고 내년 총선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휴가를 냈다. 이 기간 별도 외부 일정 없이 가족과 베트남 여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위대한 협상: 세계사를 바꾼 8개의 협정>(프레드리크 스탠턴), <기본소득 비판>(이상이), <세습 자본주의 세대>(고재석) 등 사회과학 서적 3권을 들고 휴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책은 한·미 동맹과 대중 노선(외교), 기본소득(복지), 1980년대생(세대론) 등 내년 총선의 주요 화두가 될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김 대표는 휴가 복귀를 기점으로 조직 강화와 외부 인재 영입 등 총선 대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사고지역 당협위원장 인선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도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휴가를 떠난다. 이 대표는 국내에 머무를 예정이다. 격주마다 재판받으러 출석한 법원도 다음달 4일까지 하계 휴정기여서 재판이 없다. 이 대표는 수도권 근교에서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역시 <난세일기>(도올), <같이 가면 길이 된다>(이상헌) 등의 책을 읽을 계획이다. <난세일기>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담은 책이다. 노동 문제를 다룬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이 대표가 지난 5월 경남 양산 ‘평산책방’을 방문했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해 구매한 책이다. 이 대표는 또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2’도 시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이 다음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지난달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일반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영장실질심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의원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등 당내 현안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도 8월 임시회가 열리는 다음달 16일까지 멈추고 올 들어 첫 휴회기를 맞는다. 다만 정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을 놓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양당 대표가 휴가에서 복귀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어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다음달 초 최소한의 일정으로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