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선정한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1년간 18%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혁신성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한다"는 최근 증권가 속설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G30' ETF는 국내 100개 기업 CEO가 뽑은 혁신기업 30곳에 투자한다. 한국경제신문이 산출하는 KEDI 혁신기업ESG30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매년 9월 종목 정기변경(리밸런싱)을 한다.
지난 28일 기준 이 ETF의 1년 수익률은 18.13%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98%)의 두 배 이상이었다. 2차전지 랠리에 힘입어 최근 큰 폭으로 오른 코스닥지수 상승률(14.83%)도 뛰어넘었다.
TIGER KEDI30 ETF는 30개 종목을 1~6% 비중으로 담고 있다.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ETF와 달리 동일가중 방식을 택하고 있어서다. 시가총액 비례 방식의 경우 한 종목의 비중이 20~30%에 달해 변동성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종목 선택시 혁신성을 최우선시 했다는 점도 변동성 장세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고금리 시기에 성장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금리가 높아졌음에도 기술력 위주의 혁신기업이 글로벌 증시 주도주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이라 불리는 시가총액 상위주들(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메타)이 모두 혁신 기술기업으로 채워진 게 대표적이다.
TIGER KEDI30 ETF 구성 종목 중 투자 비중이 가장 큰 것은 2차전지주인 포스코퓨처엠이다. 투자 비중은 6.13%,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318.97%였다. 2위 역시 2차전지 테마인 에코프로비엠(투자 비중 6.03%, 1년 상승률 221.25%)이었고 3위는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4.52%, 24.0%)였다. 4위는 엔터주인 하이브(4.40%, 56.12%), 5위는 제약·바이오 테마인 유한향행(4.0%, 23.82%)이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2차전지, 반도체, 엔터테인먼트를 40% 편입하는 등 다양한 혁신 테마에 투자한 게 증시 대비 초과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