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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 기업 인텔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진했던 PC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하며 실적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3분기 실적 목표치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뛰었다.
27일(현지시간) 인텔은 2분기 매출이 129억달러(약 16조6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53억달러) 대비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6분기 연속 감소세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21억3000만달러였다.
주당 순이익(EPS)은 0.35달러로, 0.11달러의 주당 순손실을 봤던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전 분기와 비교해도 3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다. 전문가 예상치(0.13달러)도 웃돌았다.
인텔이 우위를 점하는 PC용 칩 사업이 최악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팬데믹 이후 PC 판매량이 급감하며 인텔이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몇 달간 제조업체들이 PC용 칩 재고를 소진하고 신규 주문을 하면서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13.4% 감소했다. 1분기에 29%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완만해졌다.
인텔의 PC 칩 사업을 담당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의 2분기 매출은 68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그러나 1분기(58억달러)보다 늘었고, 감소세(38%)도 줄어들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에 PC 칩 시장 점유율이 올랐고 재고 상황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텔이 올해 비용 30억달러를 절감하며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팻 CEO가 회사에 복귀한 후 9개 사업 부문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3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로 매출 약 129억~139억달러, 주당 순이익은 0.2달러를 제시했다.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매출 132억3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0.16달러다.
다만 여전히 전년보다는 낮다. 지난해 3분기 인텔은 매출 153억달러, 주당 순이익 0.25달러를 기록했다. 팻 CEO는 실적 발표 후 “연말까지 모든 사업 부문이 지속적인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업들은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보다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은 2021년까지 분기 매출이 200억달러를 웃돌던 기업으로 여전히 전성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엔비디아 등 경쟁사들은 새로운 AI 붐 속 자사 칩을 탑재시키기 위해 서두르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인텔은 상대적 후발주자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